끙정의 3분 DX

티브이가 아닌 스크린을 삽니다

끙정 2022. 2. 1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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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LG전자가 출시한 이동식 모니터인 '스탠바이미'가 약 100만 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웃돈을 주고 사야 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출시한 이동식 빔 프로젝터 '더 프리스타일' 또한 약 120만 원 정도의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도입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더 세리프'라는 라이프스타일 TV를 출시했습니다. 다른 보통의 티브이들과는 다르게 북유럽 스타일의 예쁜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동급의 일반 티브이에 비해 가격이 많이 비싸지만, 많은 젊은 신혼부부들이 더 세리프를 선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MZ세대를 위해 세로 스크린을 제공하는 '더 세로', 벽에 액자처럼 걸 수 있는 '더 프레임', 외부의 공간에 배치해도 끄떡없는 '더 테라스'와 영화인들을 위한 거대한 스크린 '더 프리미어'를 출시했습니다.

 

 

 LG전자는 삼성전자만큼 많은 라인업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LG 올레드 evo'나 '시네빔', '스탠바이미'를 출시하면서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히트작은 단연 스탠바이미입니다.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티브이의 역할과 목적 자체도 점차 변해왔습니다. 더 이상 우리가 아는 까맣고 네모나고 벽에 걸려 있거나 벽에 붙어 있는 거대한 스크린은 없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티브이를 사는 것이 아닌 스크린을 삽니다.

 

 티브이의 역할과 목적이 변화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입니다. 과거에는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티브이를 시청하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등의 다양한 스크린과 함께 살아가는 멀티스크린 시대입니다. 각자 개개인의 스크린을 통해 무언가를 시청하는 것이 익숙합니다. 콘텐츠도 가정이 아닌 개인에게 맞춰지는 형태로 변화였습니다.

 

 

 둘째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의 확대입니다. 과거에는 집이나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가 높지 않았지만 북유럽의 가구 업체 '이케아'가 국내에 상륙한 후부터는 인테리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인테리어 사랑은 코로나를 거치면서 더욱 커졌습니다. 이제 집 안에 두는 모든 것들에 대한 조화와 콘셉트를 따지게 된 것입니다. 이에 맞춰 티브이 또한 까맣고 네모난 모양에서 벗어나 인테리어에 조화롭게 녹아드는 디자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셋째는 OTT 서비스의 성장입니다. 아직도 티브이가 벽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코드(선)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티브이를 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코드를 벽에 꽂거나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했습니다. 지상파나 케이블티브이, IPTV는 모두 이것 때문에 벽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코드커팅의 시대입니다. OTT 서비스의 성장으로 선 없이도 어디서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티브이를 거실 한가운데 두든, 작은 방에 두든, 마당에 두든, 캠핑장에 두든지 간에 아무런 제약이 없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수혜를 얻는 기업과 위기에 직면한 기업이 있습니다.

 

 먼저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전자기기 업체들은 스스로 전화위복 하여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MZ세대의 TV 구매가 갈수록 줄어들어 고심에 빠져 있었지만, 라이프스타일 TV라는 개념을 만들어내며 멀티스크린, 스크린 에브리웨어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가정 내 티브이를 한 개만 갖던 시대보다 더 많은 스크린을 갖게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판매되는 기기의 양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OTT 업체들 또한 수혜를 받습니다. 이미 OTT 업체들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가정 내 티브이에도 진출하였습니다. 관건은 경쟁사인 IPTV와 케이블티브이를 밀어내는 것인데, 애초에 티브이가 벽을 벗어난다면 IPTV와 케이블티브이는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OTT 서비스는 화질이 좋을수록,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재생을 할수록, 요금이 비싸집니다. 고객들이 멀티 디바이스를 활용하게 되면 고객들은 고요금제를 쓸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매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줄곧 언급된 케이블티브이와 IPTV입니다. 가정 내 티브이가 늘어날수록 원래 수혜를 입어야 하는 기업들이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선이 없는 티브이를, 벽을 벗어난 티브이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케이블티브이는 케이블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벽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IPTV 또한 셋톱박스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인터넷 선을 벽으로 연결해야만 합니다. 기술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지만(이미 무선 셋톱박스가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OTT 서비스와의 경쟁해서 이길 수 있을 만큼의 차별화된 포인트가 없습니다.

 

 현재 OTT 서비스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콘텐츠 파워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강점 때문입니다. 그러나 케이블티브이나 IPTV는 콘텐츠를 직접 제공하는 업체라기보다는 콘텐츠를 유통해주는 유통사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자체 콘텐츠를 제작할 만큼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또한 티브이 외에 다른 곳에서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습니다.

 


 

 

 IPTV 사업을 하고 있는 통신사들이 내놓은 답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모든 OTT를 통합해서 보여줄 수 있는 OTT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하나이고, OTT 업체들과 경쟁하여 콘텐츠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다른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OTT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여러 개의 OTT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어떤 OTT에 어떤 콘텐츠가 있고, 어떤 것을 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바일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키노라이츠'라는 서비스입니다. 바로 이러한 서비스를 가정 내에서는 IPTV가 하겠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전략이 잘 먹혀들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패러다임은 이미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멀티스크린, 스크린 에브리웨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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